0년차 개발자의 2018년 회고

0. 어느 덧 9개월차 개발자

올해 4월에 자바 웹 개발자로 입사를 한지 벌써 9개월이 되가고 있다.
그리고 몇몇 프로젝트의 한 부분을 맡아 1차 개발을 마친 것도 있고 진행 중인 것도 있다.
이제 2019년 4월이면 나름 1년차라는 경력직 타이틀이 주어진다.
개발자가 되기위해 나는 어떤 시간을 보냈고 올해 개발자로서 나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반성해야하며
또 무엇을 해야할까를 돌아보기위해 회고를 적어본다.

1. 개발자로서 새 출발 (2017년)

나는 일단 흔히 말하는 학원 출신 비전공자이다. 나는 반도체를 전공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를 연구했었다.
그런데 삼성, 하이닉스 이런데 안가고 개발자가 되었는가는 다음과 같다.

  1. 우선 취업이 안됐다.
    이거에 대해서는 솔직히 짚고 넘어가겠다. 부끄러운 말이고 가족들에게 죄송스럽지만 대학원까지 나온 놈이
    그 필드에 대한 전문성이 없었다. 책을 읽어도 머리에 안들어오고 어찌어찌 취업해도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이 필드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데
    석사 타이틀이나 달고 있는 취준생이 되버렸고 취업 문턱 앞에서 항상 좌절했었다.
  2. 개발이 재밌다.
    일단 처음 코딩을 접한건 17년 6월이었는데 막연히 코딩 누구나 할 줄 알아야한대서
    당시 처음 파이썬으로 코딩을 해봤다. 하다보니 내가 만든게 바로바로 결과물로 나오니 정말 재밌었고
    이걸로 좀만 하면 내가 나중에 필요한 것도 만들 수 있겠는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때 마음이 살짝 소프트웨어 쪽으로 기울어졌고 좀 더 파볼까 해서 udemy에서 파이썬 강좌를 들었는데
    1달 만에 수료(?)를 했다. 그렇게 독학으로 코딩 공부를 하면서 내가 방학 중이든 학기 중이든 정말 좋아서 반도체를 새벽까지 공부해본 적이 있나? 생각해 봤는데 전혀 없었다.
    하지만 혼자 코딩 공부를 하면서 블랙잭을 만들었는데 누가 시킨것도 아니지만 2일 동안 낑낑대며
    새벽까지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하면서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하나 하나 내가 원하는 기능이 구현되며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이 만들어 지는 순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개발쪽에 아는 사람도 없었고 개발쪽으로 일을 해본 적도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로 진로를 변경하기로 맘먹었다.
  3. 문화가 맘에 든다.
    나는 배우고 이해하는게 느린 사람이라 그 때문에 남들보다 더 알아보고 노력을 해야했다.
    그런데 반도체 분야는 공부를 하면서 소스가 항상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깊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겉햝기 식으로 대충 알고 넘어가는 식이 잦았다. 하지만 파이썬을 공부할 때 영어로(udemy 강의로) 공부하다 보니
    100%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구글링을 하면 소스가 엄청나게(진짜 엄청 많이) 많았다.
    이 개발 분야는 내가 하고자하는 노력만 있다면 그게 무료든 유료든 언제든 배울 수 있고 블로그나 오픈소스와 같이 공유하는 문화, 그리고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위해 회고하고 노력하는 문화가 내 맘이 들었다.

이런것도 ㅎㅎ

위의 이런 저런 이유로 반도체 → 소프트웨어 개발 쪽으로 진로를 변경하기로 맘먹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가족들을 설득하여 국비 학원을 신청하여 제대로 개발자가 되기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2. 국비학원과 첫 직업 (2017년 ~ 2018년)

어떠한 언어를 이제 업으로 시작할 것인가는 별 고민을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나이도 당시 내년(2018년)이면 28이고 백수로 집에 있은지도 1년이 넘어가고 해서
최대한 빨리 취업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국내 IT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자바 웹 개발을 해야겠다고 정했다.
비전공자는 어떻게 시작해야할 것인가, 어떤 학원을 가야할 것인가는 이미 okky에 ctrl + c, ctrl + v 한 것 같은 질문글들이 많이 있어서 여러가지 참고를 할 수 있었다. 공통된 답변은 결국은 자기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비전공만 쳐도 이렇게나...

여러 학원을 비교한 끝에 어느 한 학원에서 6개월 자바 웹 개발자 과정을 시작하였고
열정적이고 노력파이신 학원 선생님의 교육과 헌신 그리고 추가로 나의 노오오오력 덕분에 점수가 있었던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해당 기수 중 탑으로 수료할 수 있었고 수료 후 오래 되지 않아 내 인생 첫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삼성, LG 같은 대기업에 다니는 내 대학교 동기, 후배들 보다 1000 이상 차이가 나는 연봉이지만
나는 이 일을 사랑하고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실패할 것 같다고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고 변하지 않을 것 같다.

3. 직업 개발자로서의 2018년은…

나의 개발자로서의 2018년은 크게 아래 4개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 스프링
    나는 자바 웹 개발자이다. 자바 웹 개발자라는 말은 100%는 아니겠지만 스프링을 쓴다는 말과 아주 같다.
    그래서 나는 스프링을 사용한다.
    나는 국비학원과 다른 학원을 통해 스프링(전자정부)을 배웠는데 xml 기반으로 스프링을 사용했었다.
    (그때는 @Configuration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지…)
    하지만 회사에서는 스프링 부트를 사용하고있었고 그래서 xml이 아닌 클래스로 설정을 하였다.
    (이후 알았는데 꼭 부트라서 클래스로 설정하는 건 아니었더라)
    이후 스프링부트를 필요할 때마다 stackoverflow나 블로그에서 찾아보는게 아닌 정식으로 공부할 필요성을 느껴 udemy와 inflearn에 있는 백기선님의 강좌를 수강했는데 부트는 1도 몰랐던 내게 도움이 많이 됐다.
    그 덕에 설정을 복붙하는게 아니라 어떤건지 이해를 하고 가끔 어떤 설정은 쓸데없이 붙어있거나 잘못 쓰이는 것이 있는 경우 수정도 하곤 했다.

역시 개발자는 더 많이 알고 잘 하는게 깡패같다.

  1. 영어
    document나 외국 블로그를 볼 때 영어가 안읽혀서 올해 7월부터 현재까지 회사 근처 어학원에서 아침반을 수강하고 있다. 학생 시절부터 들었던 강의인데 개인적으로 강의 스타일이 잘 맞아서 다시 수강하고 있고
    앞으로도 쭉 다니려고 한다.

벌써 6개월이라니...

그리고 11월 부터 매일(하려고 노력하지만 잘 지키지 못하는) 3가지 영어 pattern으로 5문장 씩 영작하고 있다.
그날 배운 표현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잘 안 익혀지는 표현을 쓰려고 노력한다.

아침 7시 까지 학원을 가는 것은 고역이긴 하지만 덕분에 회사에서 gRPC를 사용하려 했을 때 udemy의 강좌를 통해서 누구보다 gRPC를 잘 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gRPC를 안쓰고 REST로 바뀐게 함정…)

Learning English is worth your time and efforts.

  1. Redis
    Redis는 무척 애착이 많이 간다. 내가 디깅 + 삽질을 해서 겨우겨우 설정을 익히고
    센티널, 클러스터 서버를 직접 구축했었기 때문이다.
    나의 삽질기를 블로그에 정리해서 쓰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글솜씨도 별로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서 잘 되질 않지만 꼭 끝까지 써보려고 한다.
    벌써 5 버전까지 나오고 활동도 활발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앞으로도 자주 사용할 것 같아
    좀 더 친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 스터디
    올해 나는 총 3개의 스터디에 참여했다. 스터디는 단순히 공부도 좋지만 개발자 인맥이 없는 내가 보다 많은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
  • 첫번째는 소프트웨어 캠퍼스에서 진행한 블록체인 스터디이다.
    개발자맨으로서 블록체인을 모른다는건 뭔가 부끄러운 것 같아서 스터디를 신청했는데 블록체인이라는 시스템과
    그 역사적(?) 배경과 같은 기존 자바 웹 개발에서는 배우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비록 블록체인 업계에서 일하거나 ICO 등으로 돈을 벌진 않지만 최근 트렌드인 블록체인에 대해 알 수 있어 좋았다.

  • 두번째는 자바카페에서 진행한 스프링5 스터디이다.
    아무래도 나는 자바가 자바스크립트보다 좋고 그래서 스프링을 계속 쓸 것 같아서 계속 일하려면 스프링5를 더 잘 알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신청을 했다.
    이 스터디 덕분에 나는 스프링을 제대로 쓰려면 한참 멀었다고 느꼈다.
    회사에서 쓰던거는 스프링 겉햝기였구나를 통감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를 느끼게 해준 스터디였다.

  • 마지막은 사내 초급 개발자 스터디이다.
    취업 준비를 할 때 막연히 든 IT 기업에 대한 생각은 개발을 좋아하고 스터디를 통해서 새로운 것들도 배우고 서로 개발 실력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그런 모습을 떠올렸는데 근데 막상 그건 아닌거 같더라 ;)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전에는 있었겠지만 내가 입사할 때는 스터디 모임이 없었다. 그래서 뭔가 아쉽기도 했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팀 내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초보 개발자들이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스터디 동호회를 만들었다 ㅎㅎ! 동호회명은 sysout으로 프로젝트 때문에 잠시 중단됐지만 다시 스터디 재개하고 있다.

초급일수록 다른 개발자들도 많이 만나보는게 다른 회사는 어떻게 일하는 지도 알 수있고
자신은 모르는 팁들도 알 수 있고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나의 2019년은…

살아남기 위해서 스프링도 어느정도 파보고 리눅스, Tomcat, Apache webserver, Redis와 같은 서버 쪽도 어느정도 해봤고 업무에는 써먹을 수 있는 개발자가 된 것 같다. 그래서 2019년 나의 최대 목표는 기본기 다지기이다.

Talk is cheap. Show me the code

라 하지 않았던가 사람들은 내가 비전공자든 학원 출신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개발자기 때문에 실력으로 말해야된다.
그래서 개발자로서 롱런하기 위해 그 동안 투자하지 못한 컴퓨터, OS, 네트워크, 자료구조와 같은 전공 기초에 충실하려고 한다.
기본이 없는 상태에서 기술을 쌓는 것은 초급일 때는 통할지 몰라도 3,4년 뒤에도 통할 것이라 생각치 않는다.
당분간 남들 치고나가는 걸 보겠지만 조급해 하지 않고 하나 씩 쌓아 나갈 것이다.

그 외에도 일하는건 개발자든 뭐든 결국 사람끼리 같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지 1년을 기술에만 국한되기보다 인문 도서 독서를 통해서 남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developer이자 worker가 되고 싶다.

내년에는 개발자로서 그리고 사람으로 좀 더 나은 내가 그리고 2019년에 마지막에 뒤돌아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겠다.


개인적인 내용을 이런 장문의 글로 써 내려가는 것은 자소서 말고 처음이기 때문에 가독성이나 글의 구성에 있어 중구난방인 부분이 많은 것같다.
이 부분은 앞으로 글을 쓰면서 더 나아질 것이고 2019년의 나 역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타니 쇼헤이의 계획표와 조슈아님의 회고에서 참고한 나만의 만다라트 계획표를 만들어 나의 2019년을 계획해보면서 개발자로서의 회고를 마치겠다.

If someone has GRIT, they have the determenation and courage to continue doing something even though it is very dificc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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