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와 2019년을 돌아보며 1. 이전의 나는

개발자가 되기 전에 나는

정말 생각없이 살았다.
내 삶의 목표 없이 그저 눈 앞의 놓인 작은 목적만들 쫓아가기만 했다.
눈 앞에 있는 당근을 쫓아 가기 바쁜 말과 같은 삶이었다.

대학교를 갔지만 내가 원하는 학과, 대학교라기 보다는 내 성적에 들어갈 수 있고, 단지 나중에 취업하기에 괜찮아 보인다라는 이유로 학과와 대학교를 선택했다.
그리고 공부할 때에도 내가 하고 싶어서하는 공부라기 보다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나중에 취업할 때 유리하기 위해서가 목적이었고,
대학원을 간 이유도 특별히 그 학문에 내가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여기 가면 삼성가기 편해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나는 직업적인 전문성이나 책임감없이 살아왔고
다들 그러니까라는 마음으로 별 생각없이 살았었다.

그렇게 안일하게 살다보니 취업도 잘 안되게 되고 대학원 수료 후엔 취업 시즌에만 바짝 준비하고 다른 때에는 할 일이 없는 백수가 되었다.

그렇게 취업 비시즌기에 할 일없이 있다가 당시 코딩이 핫하게 떠오르던 때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단순하게 코딩을 하게되었는데, 하다보니 내가 재미있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돌이켜 생각하지만 내가 코딩을 시작하지 않고 이전까지 내가 공부하던 것을 뒤로 한채,
개발자라는 커리어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평생 이런 글을 적어볼 생각도 않고 재미없게 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개발자가 되기로 결정한 후

어째저째 프로그래밍 독학을 하고 길고도 짧았던 6개월 과정의 국비학원을 수료하게 되었고 얼마 되지 않아 SI 회사에 입사하여 내가 그렇게 바라던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되었다.
첫 회사에서 일하면서 신입으로써 감히 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할 수 있었고(특히 Redis 서버를 직접 구축한 경험은 지금 회사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회사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었으며 월급 덕에 나 자신에게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개발자로서 생각하던 개발과는 많은 차이가 있던 곳이었다.
getter/setter 뿐인 전형적인 anemic model기반으로 모든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고객사에서 제대로 기획을 하지 않은 채 요청을 할 때가 있는데 그 때는 지래짐작으로 이렇게 하겠거니 생각하고 개발했다가 실제로 고객사가 상세 요청을 알려주면 전혀 딴판인 경우가 많아 코드를 뒤엎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단순히 그런 문제를 내가 자각하고 개선을 하고자하면 이를 바꾸면 되겠지만,
이미 고여버린 부장들에게는 뭣도 모르는 신입이 하는 얘기로 밖에 들리지 않았고 나의 빈약한 화술로는 그들의 고집을 꺾기는 무리였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더 이상 개발자로서 전문성을 올리기 힘들겠다는 생각이들었고 그러면서 개발에 대한 열정이 많이 식기도 했었다.
언제는 개발하기 싫다라는 생각까지 하였고 그런 내 자신에 대해 흠칫 놀란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직업적으로 어떤 정체성을 갖거나 스킬적으로 파워풀한 인재는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유니콘 스타트업 같이 잘하는 사람들이 많고 내가 그들로부터 빨아먹을게 많을 것 같은 회사에 가고 싶었다.
단지 나는 흔히 말하는 ‘좋은 회사’에 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게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자 내가 직업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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